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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Jimmy Smith - House Party

2008/02/02 15:27 | Posted by G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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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y Smith - House Party

좋은 재즈 앨범을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자켓에 나와있는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보고 거장급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잔뜩 올라있는 앨범을 사는 것이다. 물론 누구는 특히 누구와 연주할 때 잘 맞고, 누구누구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스타급' 플레이어들 여럿이 만들어낸 앨범 치고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Jimmy Smith의 이 앨범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진열대에서 봤어도, 이런 이유로 꼭 사고 말았을 것이다. House Party의 자켓에는 Lee Morgan, Curtis Fuller, Lou Donaldson, George Coleman, Tina Brooks, Kenny Burrell, Eddie McFadden, Art Blakey, Donald Bailey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실로 당대의 재즈신의 스타들인 동시에 그야말로 화려하고 그루브가 충만한 연주들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이다. 이들이 '놀면서' 만든 이 앨범은 그야말로 다이나믹하다.

1957년에 발매된 오리지널 LP는 불과 네 곡만을 담고 있는데, CD로 리마스터링 된 것에는 Charlie Parker의 명곡 Confirmation이 한 곡 추가되어 있다. 모두 다섯 곡이 수록된 것 치고 러닝타임은 70분에 육박하는데, 자꾸 얘기가 반복되는 감이 있지만 이런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녹음은 또한 길면 길 수록 좋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인적으론 '한 곡이 모름지기 10분은 넘어야지'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터라 이런 앨범은 정말 반갑다.

첫 곡 Au Privave는 15분이 넘는 긴 곡인데 결코 15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종 드라마틱한 솔로들이 연속된다. 이런 블루스 진행은 그야말로 지미 스미스의 전공이라 할 수 있겠는데, 두 발로는 베이스 라인을, 양 손으로는 컴핑과 솔로를 번갈아 연주하는 그의 연주도 탄복할 만 하지만, 함께 연주하는 밥 드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아트 블래키의 등을 팍팍 떠미는 드러밍과 케니 버렐의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컴핑, 그리고 리 모건에 이은 혼섹션의 블루지한 솔로도 팽팽한 긴장을 놓지 않는다.

이어지는 곡은 빌리 할리데이의 보컬로 유명한 Lover Man인데, 하먼드 오르간의 음색과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는 곡이다. 그 위에서 루 도널드슨의 섹소폰이 자유자재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고, 중간에 잠깐 등장하는 지미 스미스의 오르간 솔로는 '재즈에서 오르간이 할 수 있는 것'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음 곡인 Just Friends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인데, 기록에 따르면 이 곡은 한 두 번 맞춰보고는 Jam 형식으로 그냥 녹음했다고 한다. 이 곡에는 커티스 풀러의 트롬본 솔로가 등장하는데 트롬본 특유의 따뜻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Blues After All은 슬로우 블루스인데 기타와 오르간의 그루브한 컴핑 위로 올려진 금관악기들의 끈적끈적한 솔로들이 매력적이다. 뒤에 이어지는 Confirmation은 상당히 재미있는데, 물론 아무리 열심히 연주를 해도 찰리 파커의 Confirmation에 필적할 수야 있겠냐만은 녹음 당시엔 이미 고인이 된 파커에게 바치는 오마쥬와 같은 느낌이 들어 흥미로운 곡이다.

지미 스미스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문구라면 '재즈에 오르간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올게니스트'라 할 수 있겠는데, 실상 처음인 동시에 그의 뒤로 이어질 모든 것들까지 전부 다 먼저 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모든 것을 떠나 땀을 뻘뻘 흘리며, 그리고 몸을 들썩이며 오르간을 치는 그의 모습을 단 한 번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다면, 정말 '블루지하다'는 게 어떤 것인지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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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ore 2008/02/02 15:46

    위의 영상은 1990년 후지산 재즈 페스티벌(Mount Fuji Jazz Festival)에서 Blue Note 빅밴드와 함께 공연했던 실황이며, 연주하고 있는 곳은 Bobby Timmons가 작곡했으며 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의 연주로 잘 알려져 있는 Morn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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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ke Ellington & His Orchestra - Such Sweet Thunder

이 앨범은 캐나타 온타리오의 1957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들로 채워져 있다. 엘링턴과 그의 파트너인 빌리 스트레이혼은 셰익스피어의 각각의 작품들로부터 받은 영감에 기초해서 모든 곡들을 직접 만들었다. 듀크 엘링턴의 경우에는 실로 오랜 기간동안 '현역'에서 활동했던 아티스트인지라 그의 음악이 '어떻다'는 식으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앨범의 경우엔 그리 난해하지도 않고 모든 곡들이 포근한 분위기 속에서 연주되고 있다. 1956년에서 57년에 걸쳐 녹음된 오리지널 LP의 경우에는 모두 12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1999년에 콜럼비아 레코드에서 다시 묶여 나온 CD에는 보너스 트랙이 무려 10개나 추가되어 있다.

CD의 속지를 확인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각각의 곡에서 솔로이스트들은 셰익스피어 작품의 하나의 배역을 맡아 연주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곡인 The Star-Crossed Lovers가 바로 이 앨범에 실려있는데, 이 곡에서는 Jonny Hodges가 앨토 색소폰으로 줄리엣 역을, Paul Gonsalves가 테너 색소폰으로 로미오 역을 연주하고 있다. 엘링턴은 평소에도 그의 밴드의 개별 솔로이스트들의 역량을 십분 끌어낼 수 있는 곡들을 많이 작곡했는데, 그러한 맥락에서 이러한 시도는 그야말로 엘링턴 다운 시도였으며, 그 성과 또한 성공적인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자니 호지스의 경우에는 빅밴드에 정말 잘 어울리는 연주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엘링턴 빅밴드의 간판스타였는데, 대체적으로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느낌보다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연주를 들려줬다. 빅밴드라는 틀 속에서 자신의 머리 위로 조명이 떨어졌을 때에 그 누구보다도 응축된 연주를 할 수 있었던 연주자가 바로 자니 호지스다. The Star-Crossed Lovers에서의 그의 연주는 빅밴드 색소포니스트의 플레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Sonnet For Sister Kate에서의 트롬본 Wah-wah 연주나 Madness In Great Ones에서의 Cat Anderson의 깃털처럼 가벼운 트럼펫 연주도 인상적이다. 엘링턴 빅밴드는 각각의 연주자들에 대한 그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인해 처음부터 끝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멤버 구성을 유지해왔고, 이러한 엘링턴의 리더십과 '밴드 마스터'로서의 천재적인 자질로 인해 그의 밴드의 구성원들 또한 '엘링턴 빅밴드'의 일원으로서 그 안에서 최고의 연주를 들려줬다.

빅밴드의 묘미는 탄탄한 '짜임'으로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풍압과 함께 하나의 테마가 끝나고 솔로를 하기 위해 조명을 받으며 일어나는 솔로이스트의 모습에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생각나는 밴드가 많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단연 엘링턴 밴드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박수 소리가 걷히고 호지스와 곤잘베스가 조명을 받으며 색소폰을 입에 물고 눈을 지그시 감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 그게 엘링턴 빅밴드를 가장 엘링턴 빅밴드답게 듣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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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ore 2008/01/07 21:36

    이 앨범은 재즈가 있는 쉼터 http://www.shumtoh.org/bbs/view.php?id=albums&no=1049 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2. Gore님 덕에 2008/01/08 19:40

    좋은 앨범을 또 듣게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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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t Jackson, Joe Pass, Ray Brown - The Big 3

재즈 앨범의 '훌륭한 리뷰'를 쓰는 방법은 정말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에 '훌륭한 재즈 앨범'의 리뷰를 써야 할 때에는 대체적으로 두 가지 정도만 기억한다면 적어도 욕은 먹지 않게 된다. 우선 누구나 '훌륭하다'라고 인정하는 재즈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암기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알파벳 순으로 정리해서 책상 앞에 붙여놓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각 앨범의 속지를 열어 누가누가 레코딩에 참가했는지 확인하고, 그 중 몇 명이 애초의 '훌륭한' 아티스트들의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5명의 아티스트가 녹음한 앨범인데 5명이 모두 '훌륭한' 아티스트의 명단에 올라있다면 이 앨범은 들어보지 않고도 리뷰를 쓸 수 있다. 그저 '정말 좋다' 는 얘기만 여러 방식으로 변화시켜 분량을 채우면 '무식하다'던가 '재즈 모른다'는 얘기를 듣지 않게 된다.

참가한 연주자 중 절반 정도가 '훌륭한' 아티스트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http://allmusic.com 으로 달려가서 AMG 레이팅을 확인한다. 마찬가지로 별 다섯 개 혹은 네 개 앨범이라면 분량만 채우면 된다. 별 세 개 앨범이라면 분량을 채우고 나서는 마지막에 '물론 최고의 앨범이라 말할 순 없지만 이름에 걸맞는 정도의 연주는 된다'는 식으로 마치면 된다. 두 개 이하라면? 그런 일은 절대로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연주자 중 단 한 명만이 '훌륭한' 아티스트라면? 이 경우에는 좀 어렵다. 다소 내공이 필요한 부분인데 우선 그 연주자가 누군지를 봐야 한다. 이를테면 찰리 파커 말고 다른 사람은 모르겠다면, 그 앨범은 좋은 앨범에 속한다. 만약에 델로니우스 몽크 말고 다른 사람은 모르겠다면? (과연 이런 앨범이 있기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건 좀 위험하다.

연주자 모두가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아티스트라면? 이 때에는 전적으로 AMG 레이팅에 의존하는 수밖에는 없다. 사실 이런 앨범들의 리뷰는 애초에 쓰지 않는 게 안전하다.

Milt Jackson이 주축이 된 이 The Big 3 앨범의 경우에는 첫 번째 경우에 딱 들어맞는 앨범이다. 우선 속지를 열어 이름을 확인해보니 Milt Jackson, Ray Brown, Joe Pass 이렇게 세 명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이렇게 되면 들어보지 않고 리뷰를 쓸 수 있는 앨범에 속한다. 따라서 이 앨범은 정말 좋다, 진짜 좋다, 감동적이다, 눈물이 난다, 영혼이 송두리째 건포도처럼 바싹 마르며 오그라들 정도로 사이버 매트로 유니버시티컬하고도 포스트 모더니스티컬한 앨범이 틀림없다. 뭐, '훌륭한 리뷰'는 아니지만 틀린 얘긴 아니잖은가?

이 세 할아버지들이 이 앨범을 녹음할 당시의 나이가 대략 오십줄이다. 밀트 잭슨이야 MJQ 시절부터 솔로는 이미 알아줬고, 레이 브라운의 경우엔 사실 어느 앨범이든 이 할아버지가 끼면 별 반 개에서 한 개는 더 붙여도 손색이 없다. 조 패스의 경우엔 Virtuoso 앨범 하나만 들어봐도 '아, 이 할아버진 감히 우리가 논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니구나'라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자세한 상황이야 알 수 없지만 과연 이런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 연습을 하긴 했을까? 아마도 그 날 만나서 담배 한 대씩 나눠 피우고 - 어쩌면 위스키도 한 잔씩 마시고 녹음실 들어가서 '헤이 조, 자네 차례야'라는 식으로 한 큐에 쫙 뽑아냈을 것이다.

재즈 야사(?)에는 무대 또는 레코딩에서 서로의 연주가 맘에 들지 않는다거나 너무 길다는 식의 이유로 멱살을 잡고 심벌을 뽑아 던지고 하는 대가들의 얘기도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게 만든 앨범은 틀림없이 좋다. 한 마디로 말해서 재즈는 '종합의 오류'가 없다. 이런 앨범이야말로 정말 재즈답게 만들어진 재즈가 아닐까?


글을 쓰고 나서 AMG 레이팅을 확인했다. 물론 별 다섯 개가 꽝꽝 찍혀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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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3 23:22

    오옷 재미있는 글 :) ㅋ 이 앨범도 구하기 힘든데;;
    태그에 고어도 넣어주어야죠~ ^^

  2. 와아... 2007/10/14 14:34

    진짜 재미난 리뷰네요~재밌고도 짜릿하게 읽었슴미당...고레님 덕분에 재즈음악에 관심이 한층 많아지는 듯합니다. 근데 궁금한것은, 재즈는 연주할 때 애드립같은 거가 있지 않나요?(무식해서 자신없지만...) 근데도 한사람씩 연주 녹음을 해서 합성을 하는 건가요? 그럴때 길이를 어찌 맞추지요?

    • BlogIcon Gore 2007/10/14 17:27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의 소니 롤린스 편을 보면 클럽에서 연주를 할 때에 한 30분 동안 혼자 애드립을 하고도 성에 안찬다는 듯한 모습이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제로 이런 '신' 급에 속하는 연주자들의 경우에도 스튜디오 레코딩의 경우에는 미리 계산되고 연습된 애드립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레코딩 방식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지요.

      아주아주 옛날에는 레코딩 부스(방음 처리가 되어 있는, 실제로 악기가 연주되는 공간이에요)에 마이크 하나 딸랑 놓고 모든 연주자들이 동시에 '시작!'하는 식으로 해서 녹음을 했어요. 물론 모든 소리들은 모노로 녹음되었구요. 이런 경우에는 이를테면 5명이 함께 녹음할 경우에 한 명이라도 중간에 틀리면 처음부터 모두 다시 녹음을 해야 했죠. 그래서 이 시절 연주자들은 적어도 스튜디오에서 만큼은 느낌 오는 대로 애드립을 자유롭게 할 순 없었죠. 예전에 녹음된 앨범을 잘 들어보면 연주자들끼리 속삭이는 소리라던지 관악기의 마우스 피스를 떨어뜨리는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 다음 단계는 '스테레오'의 개념이 도입된 단계에요. 이 경우엔 마이크 두 개를 놓고 녹음을 하고 - 마이크 하나로 스테레오 효과를 내는 '스테레오 마이크'라는 개념은 조금 더 늦게 생깁니다 - 나중에 완성본에서는 왼쪽과 오른쪽 스피커에서 각기 다른 소리가 나는 거죠. 아마 이 '스테레오'의 개념은 레코딩 엔지니어들에게도 충격이었나봐요. 초창기 스테레오 앨범의 경우에는 왼쪽에는 피아노 소리만, 오른쪽에는 드럼과 베이스 소리만 들어있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좌우가 나뉜 배치가 많았지요. 얼마나 신기했으면 그렇게 했을까요 : )

      그 다음 단계가 '트랙'의 개념의 도입입니다. 이게 와아...님께서 말씀하신 '합성'과 직결되는 거지요. 한 부스 안에서 동시에 녹음을 하되 각각의 악기에 마이크가 부여가 되고, 그게 각기 다른 트랙으로 녹음이 됩니다. 이 경우에 전체적으로 들어봤을 때에 피아노 소리가 좀 작다 싶으면 나중에 피아노가 녹음된 트랙의 볼륨을 조금 키워서 앨범으로 만들면 해결이 되죠. 그리고 치명적인 실수 같은 것도 교정하기 쉬워졌구요.

      이 단계에 이르자 굳이 한 번에 함께 녹음을 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그리고 좀 더 좋은 퀄리티를 위해 여러 방식이 도입되지요. 예를 들어 피아노와 드럼이 각기 다른 부스에 들어가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헤드폰으로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녹음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럴 경우 피아노에 설치된 마이크로 드럼 소리가 녹음이 되어 믹싱을 할 때에 불편한 일이 생기는 걸 미리 방지할 수도 있지요. 재즈 같은 경우엔 연주자들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라도 가급적 동시에 녹음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음악들의 경우엔 드럼->베이스->피아노의 순으로, 그러니까 리듬 악기들로부터 멜로디 악기의 순으로 한 트랙씩 녹음을 하고, 또 그걸 헤드폰으로 들으면서 다음 악기가 녹음을 하는 식으로 착착 쌓아 앨범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에요. 미리 녹음된 반주를 들으며 그 위에 소리 하나를 더 입히는 거니까 길이를 맞추는 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죠? : )

      요즘에는 위의 방식들 모두가 골고루 혼용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일부러 현장감을 위해 트랙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녹음을 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고, 트랙을 나누는 경우에도 천장에 스테레오 마이크를 매달아서 믹싱 과정에 공간감을 보충하는 경우도 있지요. 심지어 Adamzapple이라는 그룹은 현장감과 공간감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악기와 장비를 통째로 콘서트홀로 들고 가서 녹음을 했다는군요.

      아마 저 세 할아버지들은 워낙 고수들이라 '어이, 시작하지'라는 식으로 시작해서 '자, 이쯤 하고 술이나 한 잔?'하는 식으로 끝냈을 것 같아요. 허긴, 고수의 세계를 저같은 범인이 어찌 알겠습니까, 하하.

  3. BlogIcon 짐씨네 2007/10/15 19:32

    예전에 강유원씨가 패널로 나왔던 CBS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한 코너 '이것만 알면 무식하다는 소리 듣지 않는다'를 다시 접하는 기분으로 잼나게 읽었씀다. 외워둬야지... 근데 워낙 무식해서 다들 알고 있는 재즈 뮤지션을 혼자 모르면 어떻게 되려나...ㅋㅋ

[Review] Kenny Dorham - Quiet Kenny

2007/09/29 00:26 | Posted by G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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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 Dorham - Quiet Kenny


누누히 하는 얘기지만, 나는 섹소폰은 서정이라는 면에서나 힘이라는 면에서나 트럼펫이란 자그마한 악기를,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섹소폰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직설화법이 트럼펫에는 있다. 마치 그 두 악기의 벨의 방향이 하나는 하늘로, 하나는 앞으로 - 바로 앞으로 향해있듯이, 섹소폰의 소리가 '공간'을 떠돌아 헤매이며 스며드는 것에 비해, 트럼펫의 소리는 마치 화살처럼 파고든다. 그 공격성을, 나는 좋아한다.

디지 길레스피, 마일즈 데이비스, 팻츠 나바로, 클리포드 브라운, 리 모건, 그리고 쳇 베이커 등을 떠올리면서 좀처럼 함께 떠오르지 않는 이름이 바로 케니 도헴이다. 어째서 그러한지를 보여주는 앨범 중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이 Quiet Kenny라 하겠다. 연주력이 모자르다는 얘기는 감히 할 수 없고, 톤이 가냘프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당시엔 2류로 평가받았던 그를 무리하게 재평가하려는 것도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저 '그는 그랬다'라고만 말해두면 될 것이다.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느낌이 바로 케니 도헴의 느낌이다. 그렇다고 나는 앞에서 열거한 트럼페터들에 비해 그가 트럼펫의 '다른 면목'을 보여줬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악기로, 똑같은 것을 향해, 그리고 똑같은 것을 위해 연주한 그의 이름을 선뜻 앞의 트럼페터들과 같은 라인에 올리지 못하는 건, 그가 가진 숙명적 우울의 냄새 때문이리라. 특별히, 그의 음악에 한해서 만큼은, 단순히 '서정'의 측면에서 논하고 싶지 않다. 그가 트럼펫이라는 악기를 통해 만들어낸 소리들은, 잘은 모르겠지만 좀 더 '심층'의 영역을 자극한다고, 나는 느낀다. 그 '심층'의 영역이란 건, 이를테면 아무 이유도 없이 우울하다고 느낄 때에, 바로 그 때에 우리는 느끼지 못하는 바로 그 '이유'의 영역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본인도 모르고 있었을 바로 그 우울의 냄새를, 색을 지울 수 없었기에, 그는 그래서 영원한 2류였다고, 생각한다.

첫 곡 Lotus Blossom의 시작을 알리는 심벌 소리와, 뒤이어 등장하는 베이스와 피아노의 울림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한 사람이 이런저런 악기를 모두 연주한 듯이, 기적처럼 모두가 같은 층위의 우울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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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ore 2007/09/29 00:27

    이 앨범은 재즈가 있는 쉼터 http://www.shumtoh.org/bbs/view.php?id=albums&no=1659 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2. mo' better blues 2007/10/02 10:23

    섹소폰과 트럼펫이 갖는 악기의 특성을 인간적으로 해석한 멋진 작품이었는데,
    어렸을 때 그 영화를 보고 그 전에 시끄럽다고 생각했던 트럼펫에 홀딱 빠졌었다는...

  3. 2007/10/02 19:24

    이 앨범 고어님 덕분에 들어봤는데, 정말 괜찮네요. 트럼펫이라는 악기의 매력을 처음 느꼈습니다. 표현할 수 있는 음역이 되게 좁을 것 같은데도, 참 좋았어요 ㅎㅎ

  4. 재즈 입문하는 이 2007/10/08 20:59

    추천하신 음반은 잘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재즈 입문에 도움이 될 재즈 관련된 책을 추천해주실 수 없을까요?

    • BlogIcon Gore 2007/10/14 17:51

      <<Jazz It Up>>이란 책을 봤더니 만화로 되어 있고 재미있더군요. 이거 말고도 '재즈 명반 30선' 등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 비슷한 류의 책들은 대략 비슷한 앨범들을 뽑아 놓았기 때문에 어떤 걸 참고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도 재즈를 조금 알고서 읽으면 더 재미있는 책이 되지요.

      사실 인터넷에도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재즈 명반' 같은 걸로 검색하면 앉은 자리에서 500장 정도의 목록은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것 보다도 추천하고 싶은 방식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앨범을 사는 겁니다. 예를 들어 Cannonball Adderley의 <Somethin' Else> 앨범은 어느 목록에나 다 들어가는데, 이 앨범을 듣고 '트럼펫 소리가 좋다' 싶으면 Miles Davis의 <Kind of Blue>를 사면 되는 거지요. 아님 Autumn Leaves라는 곡이 마음에 든다고 하면 Bill Evans의 <Portrait in Jazz>를 구해서 들어보면 되구요. 이런 식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면 지갑이 얇아지면서 귀가 열리게 되는 거겠죠 : )

      개인적으론 10장 정도의 '명반'들만 확보할 수 있으면, 그 다음은 개인의 능력과 재력-_-에 따라 무한한 세계가 펼쳐진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엔 '이 정도는 꼭 들어봐야 하지 않는가'라는 식으로 뽑아 본 목록이 대략 500장은 되더군요. 그러니 이제 겨우 필청 음반들만 확보한 것이나 다름이 없어요. 그러고 보면 재즈의 세계는 참으로 비싸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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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e Harris Quartet - Black And Blue

Gene Harris라는 피아니스트에게도 '상상력'이란 게 있을까. 이 Black and Blue 앨범이야말로 진 해리스라는 피아니스트가 어떤 연주자인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에 실린 10곡 중에서 과연 재즈 역사에 획을 그을만한 명 연주라 할 만한 게 있을까. 실제로 들어보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10곡 모두 평이한 구성으로 무난하게 연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 해리스라는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진 해리스라는 피아니스트에 대해 하필 이 앨범을 들어 얘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우선 이 앨범의 진 해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연주자들, 즉 기타리스트 Ron Eschete, 베이시스트 Luther Hugues, 드러머 Harold Jones로 이루어진 라인업이 정말 엄청나게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아니, 어떻게 론 에스체트를 모른단 말인가!'라는 식의 반론이 들어올지도 모르겠지만 정직하게 말해서 과연 이 나머지 세 맴버가 이 앨범에서 하고 있는 게 뭔가. 대부분의 곡들에서 론 에스체트나 다른 두 맴버들도 약간의 솔로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건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플레이 정도다.

그렇지만, 아니 '그래서' 이 앨범은 참 잘 만들어진 앨범이다. 비록 쿼텟의 형태를 취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앨범에서 주목할 만한 건 진 해리스의 연주가 전부다. 아무리 훌륭한 피아니스트라도 혼자 덩그러니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연주하는 건 부담일 것이다. (아, 물론 이를테면 몽크의 경우엔 혼자 연주한 앨범들 또한 주옥같은 명반들이다.) 진 해리스 뒤의 세션들은 그저 빈 공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인데, 그들이 '전혀' 돋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그야말로 백업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음으로 인해서 진 해리스의 연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심지어 기타의 솔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뒤에 깔리는 피아노 컴핑에 귀가 기울여진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진 해리스 자체의 연주는 어떠한가. 대부분 진 해리스와 Three Sounds를 같이 떠올리는데, 그 때보다 오히려 연주의 밀도가 더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진 해리스를 얘기할 때 꼭 얘기하고 싶은 게 바로 이 '밀도'다. 모든 연주자들이 이를테면 키스 자렛과 같이 상상력으로 가득한 음악만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진 해리스는 지극히 재즈적인 문법에 충실하며 자기 할 얘기를 다 할 줄 아는 연주자다. 그의 솔로를 하나하나 뜯어본다고 하면 라인 하나하나, 그리고 노트 하나하나까지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라고 극찬할 순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식으로 극찬할 만한 요소는 거의 없다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법에 충실한 그런 연주들이 특유의 그루브에 실려 빽빽하게,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밀려온다. 바로 이런 게 진 해리스만의 스타일이다. 위로 거슬러 오르면 오스카 피터슨의 플레이로 가서 닿을만한 느낌인데, 오스카 피터슨만큼, 아니 그보다 더 그루브가 있다.

그루브의 핵심은 언제 건반을 어떠한 강도로 누르는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 건반에서 손을 떼는가, 그리고 언제 건반을 누르지 않는가에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건반을 두들기는 게 밀도있는 연주가 아니다. 누를 타이밍에 누르고, 정확히 손을 들어올리고, 그리고 누르지 않아야 할 타이밍에 쉬어주는 게 정말 밀도있는 연주다. 진 해리스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의 플레이가 오스카 피터슨의 그것에 비해 더 그루브가 있다고 한다면, 바로 그 손을 떼는 타이밍, 건반을 누르지 않는 타이밍에 비밀이 있다. 음의 시작과 강약, 지속, 정지, 부재가 차곡차곡 쌓여 온 몸을 들썩이게 할 만한 그루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 세션이 고만고만함으로 인해, 이 앨범은 컴핑까지 한 음도 놓치지 말고 진 해리스의 플레이를 따라 듣는 걸 추천한다. 전 곡을 다 들을 기회가 없다면 8번 트랙의 Blue Bossa와 9번 The Song Is You라도 꼭 들어볼 것을 권한다. Blue Bossa는 업비트의 스윙으로 연주되고 있는데, 이 곡을 들으면 그 '밀도'라는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음도 넣거나 빼거나 늘이거나 줄일 수 없는 완벽한 솔로 밑으로 깔리는 저돌적인 컴핑 하나하나까지 챙겨 들어보시길 바란다. The Song Is You의 경우엔, 특히나 키가 바뀌는 부분이 압권이다.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 해리스의 테마와 솔로로만 이루어져있는데, 키가 바뀔때마다 끊임없이 밀고 나오는 그 저돌성은 그야말로 진 해리스라는 피아니스트를 '어째서 듣게 되는지', 그리고 '어째서 진 해리스라는 피아니스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정말 흉내내고 싶은 피아니스트다.

(이 앨범은 재즈가 있는 쉼터(
http://www.shumtoh.org)에서 들어볼 수 있으며, 이 앨범의 주소를 직접 링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shumtoh.org/bbs/view.php?id=albums&no=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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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2 09:45

    오~ Blue Bosa 좋은데 :) '그루브'라~ ㅎㅎ 그루부하면 만화 "오디션"이 생각나 ㅎㅎ 뭔가 '펑키'스럽당 ㅎㅎ
    근데 이건 어둠의 경로에서 안 구해지는데 -_-;; 쩝;; 음반시장을 살립시당..
    근데 우선 나부터 먹고 살아야지... (이런 마인드니 세상이 이렇죠 ㅡ.ㅡ; )

[Review] Modern Jazz Quartet - Concorde

2007/08/03 22:46 | Posted by G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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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Jazz Quartet - Concorde

이미 명반의 반열에 오른 앨범에 리뷰 하나 더 보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은 끊임없이 든다. Modern Jazz Quartet(MJQ)의 Concorde 앨범에 대해서도 ㅡ 정확히 말하자면 MJQ에 대해서도 이미 하루키가 '또하나의 재즈에세이'에서 사실 할 말은 다 했다.

'(전략) 역설적으로 말하면, MJQ 유니트의 강력함은 그 유니트의 파탄성 속에 있었다. 이 점은 그들이 무대에서 연주하는 정경을 직접 보면 잘 알 수 있다. 다른 세 사람은 설정된 집단적인 사운드를 반듯하게 유지하는데, 비브라폰 주자인 밀트 잭슨은 솔로 도중에 그 형식적인 스타일을 견디지 못하고, 윗도리를 휙 벗어던지고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ㅡ 물론 비유적인 의미로 ㅡ 개인적으로 유유히 스윙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어도 나머지 세 사람은 "나는 무관하다"는 식으로 담담하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무표정하게 MJQ적인 리듬을 유지한다. 하고 싶은 연주를 다 하고 나면 잭슨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윗도리를 반듯하게 입고 넥타이를 조인다. 그 반복이다. 그 '일탈'과 통일의 융통성이 거침없이 이루어지는데, 그 전환이 결과적으로 상당히 스릴 있고 또 상당히 재즈적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20년이란 오랜 세월에도 딱 한 번 멤버를 바꿨을 뿐, 상업적으로도 팀을 존속시켜왔고 음악적으로도 높은 음악성을 견지해올 수 있었으리라. (후략)'

하지만 하루키가 고의적으로 간과(?)하고 있었다고 보여지는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밀트 잭슨의 바이브가 지닌 가슴을 울리는 ㅡ 바로 이 '가슴을 울린다'는 점에 있어서 바이브의 진가가 보여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ㅡ 따뜻함이다. 물론 윗도리를 휙 벗어던지고 넥타이를 풀어헤친 잭슨과, 진정한 심플리스트 존 루이스 사이의 긴장과 스릴이야 말로 MJQ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업템포의 곡들 가운데 실려있는 몇몇 곡에서 보여주는 잭슨의 로멘틱한 바이브 연주는 바이브 특유의 따뜻한 음색에 실려 가슴을 친다. 오히려 이런 로멘틱한 분위기야 말로 MJQ의 진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하루키같은 고수가 이 점을 모르진 않았으리라.)

하루키의 글을 인용하면서 오히려 일종의 부담감을 떨쳐버리면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앨범 하나를 두고 하루키와 추천곡을 하나씩 고른다면 아마도 하루키는 3번 트랙의 I'll Remember April을 골랐을 것이고, 나는 2번 트랙의 All Of You를 고를 것이다. I'll Remember April의 후반부에 나오는 루이스와 잭슨의 트레이드는 그야말로 다분히 MJQ적이다. 잭슨의 솔로는 그야말로 활활 타 오르는 반면에, 루이스의 솔로는 입을 꽉 다물고 한음한음 신중을 다해서 치는 그의 모습을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마치 루이스가 '거봐,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다니까'라고 말하면 잭슨은 '잠깐 기다려 봐, 아직 좀 남았다고'하는 식으로 열심히 달려 나간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와서는 하루키가 표현한 대로 잭슨은 윗도리를 반듯하게 입고 넥타이를 조인다.

반면에 All Of You야 말로 내 입장에서 볼 때 MJQ의 진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곡이라 생각된다. 이 곡이 진정 멋진 이유는 그들이 MJQ였기 때문이라 표현할 수 있겠는데, 잭슨의 따스함 앞에 그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 잭슨이 건반 하나하나를 두드릴 때마다 뒤의 세 사람은 '그렇지그렇지' 하면서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하며 잭슨의 멜로디에 같이 취해 있는 것이다. 그런 백업 플레이 앞에서의 잭슨의 바이브 연주는 어떤가 하면, 그야말로 따뜻하고 아름답다. 아무리 생각해도 바로 이런게 밀트 잭슨의 매력이다.

하지만 ㅡ 자꾸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 있지만 ㅡ 잭슨은 꽤나 할 말이 많은 연주자다. 이렇게 생각하면 '역시 존 루이스가 아니었다면 밀트 잭슨과는 도저히 음악을 같이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잭슨과 떠벌이 아저씨 오스카 피터슨이 같이 녹음한 앨범을 듣고 있으면 이것도 또한 이것대로 멋지다. '역시 밀트 잭슨이다'라는 생각에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아아, 정말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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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외한 2007/08/04 08:52

    음악을 전혀 안들어본 사람에게, 그 음악 들어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바로 이런 글이로군요! MJQ, 꼭 들어보고싶고, 고래님이 말씀하신 2번과 3번트랙 꼭 비교해 들어보고싶어지네요.
    게다가 하루키의 글...대학생 때면 누구나 한번쯤 빠졌던 '나의' 하루키가 새삼 생각나면서, 아침부터 하이네켄을 홀짝대고 싶어집니다.^^

  2. 2007/08/04 13:12

    아앗~ 역시 외장형 CD굽기를 사야하겠삼~ ㅋ :)

  3. 듣고 싶어라 2007/08/07 10:10

    한번 사서 들어봐야겠어요. 인터넷에서는 검색해 들을 수가 없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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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ar Peterson & Bassists Montreux `77

음, 상당히 재미있는 앨범이다. 우선 우리는 1977년의 몽트레 재즈 페스티벌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1973년 Ella, Oscar Peterson, Count Basie, Dizzy 등을 끌어들여서 Pablo Record를 설립했던 Norman Granz는 어째서인지 유독 1977년 몽트레 재즈 페스티벌의 녹음에 많은 애정을 가졌던 것 같다. 물론 그 이전인 1975년에도 Count Basie를 중심으로 결성된 Jam Session의 녹음을 맡았던 것도 그였으며, 그 이후인 1979년에도 이런저런 녹음들을 해 냈지만, 유독 1977년의 공연들에 대한 그의 녹음작업의 성과는 실로 눈부실 정도의 것으로, 거의 모든 공연이 그에 의해서 훌륭히 녹음되었다. 그야말로 Pablo Record의 'All-Stars'가 총 출동한 이 1977년 페스티벌의 녹음들은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을만큼 ㅡ 자신있게 말하건데 ㅡ 모조리 다 수작들이다. 다시 말하자면, '나도 Jazz라는 걸 좀 들어보자!'하고 생각하는 독자분들께서는 덮어두고 1977년 몽트레 재즈 페스티벌 실황 앨범 중에서 아무 앨범이나 집어들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여하간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녹음된 여러 앨범 중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앨범이 바로 이 Oscar Peterson And The Bassists인데, 앨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Oscar Peterson과 두명의 베이시스트가 같이 녹음한 앨범이다. 그 중 한명은 Oscar Peterson을 떠올릴때면 항상 같이 떠오르는 베이시스트인 다름아닌 Ray Brown이고, 나머지 한명은 Niels Pedersen이다. Oscar Peterson 이 조금 앞에서 피아노에 앉아있고, 두 명의 베이시스트가 그보다 조금 뒤에서 각자의 베이스에 손을 얹고 번갈아가며 Peterson과 연주를 한다.

Ray Brown으로 말할 것 같으면, Oscar Peterson과 Verve 시절에 이미 오랫동안 ㅡ 햇수로 말하자면 1951년부터 1966년까지 15년이 넘는다 ㅡ 같이 호흡을 맞춰왔고 잠시 헤어졌다가 1970년대 중반쯤에 Norman Granz의 Pablo에서 운명처럼 다시 뭉쳐서 연주를 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둘이 기가막히게 잘 맞는다는 얘기일텐데, 아닌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Peterson의 풍성한 플레이 '뒤로' 깔리는 Brown의 워킹은 Bill Evans와 Scott LaFaro의 숨막히는 인터플레이와는 또 다른 식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렇다면 Niels Pedersen은 어떠한가. 이 수상한 베이시스트는 특이하게도 덴마크 출신인데, 정말 골때리는 건 그의 나라에서 14살때에 이미 프로 재즈 베이시스트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17살때에는 Count Basie 악단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다고 한다, 허허.) 덴마크에 있으면서 Bill Evans, Dexter Gordon, Bud Powell, Sonny Rollins 등과 이런저런 공연을 같이 하기도 했으며, Pablo의 Norman Granz 사단에 가입한 후에는 Oscar Peterson등과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알다가도 모를 희안한 경력의 소유자인 Pedersen은 그 스타일 또한 Brown과는 완전히 차별화된다. Brown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기적적인 수준의 조화를 이루는 연주를 펼쳤다면, 이 황당한 베이시스트는 그야말로 화려찬란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아무런 의미도 없겠지만, '손놀림'에 있어서 Pedersen에 비한다면 Brown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니다.

이런 두명의 베이시스트를 Peterson의 양쪽에 배치시킨 Norman Granz의 발상도 발상이지만, Brown의 연주는 왼쪽 스피커로, Pedersen의 연주는 오른쪽 스피커로 절묘하게 뽑아낸 솜씨도 기가 찬다. 쉽게 말해서 양쪽 스피커에서 동시에 흘러나오는 Peterson의 연주 뒤에 왼쪽 스피커에서의 Brown의 연주 한 번, 그리고 오른쪽 스피커에서의 Pedersen의 연주 한 번씩이 반복되는 것이다.

말이 길어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앨범에 대해서는 쓰고싶은 만큼은 써야겠다. 그러지 않으려는 생각을 끊임없이 가지고 들었지만, Granz에 의해 양쪽으로 선명하게 갈려나오는 두 베이시스트의 연주는 너무도 당연히 '비교'의 충동을 간지럽힌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다소 슬로우 템포의 곡에서는 Brown이 리드를 하는 듯하고, 빠른 템포의 곡에서는 또 Pedersen이 리드를 한다. 또한 연주도 느린 곡에서는 어쩐지 Brown의 연주가 더 정감있게 들리는 것 같으면서도, 또 빠른 곡에서는 Pedersen의 연주가 파워풀하고 강력한 견인력을 가진다. 사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래도 역시 Brown의 연주가 좋지 않겠어?' 하는 생각을 가지고 들으면 Brown의 연주가 좀 더 그럴싸한 것 같고, 'Pedersen 이 친구 참 기가막히게 치는걸' 하는 생각으로 들으면 Pedersen의 연주가 귀에 쏙쏙 박힌다. 다시 말하자면 빠른 곡이라고 꼭 Brown의 연주가 못하다는 말도 아니고, 느린 곡에서 Pedersen의 연주가 미흡하다는 말도 아니다.

그래서 결국은 그 누구의 손도 쉽게 들어줄 수가 없었다. 사실 처음에는 Pedersen의 연주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조금 지나고나자 역시 'Peterson-Brown'의 기적적인 조합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지만 또 조금 지나자 다시 Pedersen의 연주의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고, 그러고서는 다시 Brown의 '장인정신'이 왼쪽 귀를 똑똑 두들겼다. 이런 과정들의 반복 끝에 결국은 정해진 수순을 밟듯이 '비교'나 '평가'를 스르륵 포기하게 되었다. 틀림없이 녹음된 자료는 변함이 없을 것인데, 아직도 어느 귀에 더 신경을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들을 때마다 전혀 다른 연주를 접하는 듯 하다. 이런게 진정 Norman Granz의 전략이라면, 두 손 두 발 두 귀 두 눈 두 콧구멍까지 ㅡ 들 수 있다면 ㅡ 다 들고 싶다. 완전 항복이다.

Granz 자신도 'One of the most interesting, and certainly, the most surprising, concert set of the Festival'라는 말로 이 앨범을 소개하고있다. 참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02 - You Look Good To Me - Oscar Peterson & Bassists Montreux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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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oolya 2007/06/11 19:03

    와~멋져, 종민~^^들어본 적이 없어서 뭐라 답글을 쓸 순 없지만...훌륭하당~앨범 들어보고 싶네..앞으로도 많이많이~

  2. BlogIcon 2007/06/11 23:34

    오.. 이 앨범 들어보고 싶다. 어둠의 경로에 찾기 힘들던데; ㅋ 어떻게 입수할 수 있는 방법 없수? 지난번에 추천해준 oscar peterson 앨범도 좋던데 :)

  3. 짐씨네 2007/06/13 10:25

    다른 블로그에는 음악파일을 올려두기도 하던데,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으면 황홀한 경험이 되었을 듯....불법이라서 곤란한가?

  4. BlogIcon 2007/06/13 13:44

    오; 저는 불법이라도 우선 올렸는데 -_-; 종민아~ 법을 어겨줘 ㅋ

  5. BlogIcon Gore 2007/06/14 16:57

    합법적으로 올리는 법을 찾았습니다 : ) 어차피 앨범 전체를 올릴 수는 없는거니까요. 앨범의 두 번째 트랙인 You Look Good To Me 입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니, 정말 캐감동!! ㅡ_ㅜ

  6. BlogIcon 2007/06/14 19:21

    읏 중간에 버퍼가 ㅜㅠ 좋은데, 버퍼땜시 짜증남. 1분에 5~6번씩 끊기는데.. 내 컴터가 워낙 연세 드셔서...

    결론은.. 꾸워주삼~~ ^^ㅋ
    공cd줄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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