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my Smith - House Party
좋은 재즈 앨범을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자켓에 나와있는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보고 거장급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잔뜩 올라있는 앨범을 사는 것이다. 물론 누구는 특히 누구와 연주할 때 잘 맞고, 누구누구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스타급' 플레이어들 여럿이 만들어낸 앨범 치고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Jimmy Smith의 이 앨범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진열대에서 봤어도, 이런 이유로 꼭 사고 말았을 것이다. House Party의 자켓에는 Lee Morgan, Curtis Fuller, Lou Donaldson, George Coleman, Tina Brooks, Kenny Burrell, Eddie McFadden, Art Blakey, Donald Bailey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실로 당대의 재즈신의 스타들인 동시에 그야말로 화려하고 그루브가 충만한 연주들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이다. 이들이 '놀면서' 만든 이 앨범은 그야말로 다이나믹하다.
1957년에 발매된 오리지널 LP는 불과 네 곡만을 담고 있는데, CD로 리마스터링 된 것에는 Charlie Parker의 명곡 Confirmation이 한 곡 추가되어 있다. 모두 다섯 곡이 수록된 것 치고 러닝타임은 70분에 육박하는데, 자꾸 얘기가 반복되는 감이 있지만 이런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녹음은 또한 길면 길 수록 좋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인적으론 '한 곡이 모름지기 10분은 넘어야지'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터라 이런 앨범은 정말 반갑다.
첫 곡 Au Privave는 15분이 넘는 긴 곡인데 결코 15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종 드라마틱한 솔로들이 연속된다. 이런 블루스 진행은 그야말로 지미 스미스의 전공이라 할 수 있겠는데, 두 발로는 베이스 라인을, 양 손으로는 컴핑과 솔로를 번갈아 연주하는 그의 연주도 탄복할 만 하지만, 함께 연주하는 밥 드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아트 블래키의 등을 팍팍 떠미는 드러밍과 케니 버렐의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컴핑, 그리고 리 모건에 이은 혼섹션의 블루지한 솔로도 팽팽한 긴장을 놓지 않는다.
이어지는 곡은 빌리 할리데이의 보컬로 유명한 Lover Man인데, 하먼드 오르간의 음색과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는 곡이다. 그 위에서 루 도널드슨의 섹소폰이 자유자재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고, 중간에 잠깐 등장하는 지미 스미스의 오르간 솔로는 '재즈에서 오르간이 할 수 있는 것'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음 곡인 Just Friends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인데, 기록에 따르면 이 곡은 한 두 번 맞춰보고는 Jam 형식으로 그냥 녹음했다고 한다. 이 곡에는 커티스 풀러의 트롬본 솔로가 등장하는데 트롬본 특유의 따뜻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Blues After All은 슬로우 블루스인데 기타와 오르간의 그루브한 컴핑 위로 올려진 금관악기들의 끈적끈적한 솔로들이 매력적이다. 뒤에 이어지는 Confirmation은 상당히 재미있는데, 물론 아무리 열심히 연주를 해도 찰리 파커의 Confirmation에 필적할 수야 있겠냐만은 녹음 당시엔 이미 고인이 된 파커에게 바치는 오마쥬와 같은 느낌이 들어 흥미로운 곡이다.
지미 스미스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문구라면 '재즈에 오르간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올게니스트'라 할 수 있겠는데, 실상 처음인 동시에 그의 뒤로 이어질 모든 것들까지 전부 다 먼저 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모든 것을 떠나 땀을 뻘뻘 흘리며, 그리고 몸을 들썩이며 오르간을 치는 그의 모습을 단 한 번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다면, 정말 '블루지하다'는 게 어떤 것인지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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