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007, Across The Universe)
마리화나는 청각에, LSD는 시각에 각각 지배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 전자의 경우엔 시간이 확장되는 느낌을, 후자는 공간이 확장되는 느낌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비틀즈는 마리화나와 LSD까지를 두루 섭렵(?)했다. 영화 Across The Universe는 아마도 비틀즈가 마리화나와 LSD의 힘으로 보고 들었을 '시공간'에 대한 오마쥬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다.
Once와 같은 영화들은 영화와 노래가 함께 만들어 지거나 노래가 영화보다 뒤에 만들어진다. 그래서 영상은 음악에, 그리고 음악은 영상에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반면 1960년대의 음악들을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여기에서 다시 '재조합' 한다는 건, 그리고 그게 다름아닌 비틀즈라는 건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과연 그러한 '재조합'이 네러티브를 이룰 수 있는가. 단연코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엉성하다. 그 '시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는가. 그건 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그걸 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네러티브에 음악이 짜맞춰진 순간들은 어쩐지 엉성하고 어색하다. 반면 이미지에 음악이 결합한 순간들은 흥겹고 환상적이다. 물론 그 중 몇몇은 '오버'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Dr. Robbert가 부르는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나 Strawberry fields forever와 결합된 영상은 강렬하고, 무엇보다도 Happiness is a warm gun과 결합된 영상 내지는 '환상'은 '딱 이거'라는 느낌이 들 만큼 절묘하다.
다른 거라면 몰라도 비틀즈의 음악은 누구도 비틀즈처럼 연주할 수 없다. 그래서 영화에 삽입된 곡들도 단연코 '원곡만 못하다.' 그래도 그게 '비틀즈'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고, 용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아마도 제니스 조플린이 모델이었을 Sadie와 지미 헨드릭스를 옮겨놓았을 Jo-jo, 그리고 Jude, Lucy, Maxwell, Prudence가 환생 또는 탄생해서 움직이고, Jude의 고향은 리버풀이며, '그녀'는 Bathroom window로 들어온다. 군데군데 숨어있는 이런 작은 농담들을 하나씩 찾아낼 수 있다면, 이 영화 제법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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